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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내가 돌아다닌 세상

<특집>방글라데시와 최빈국의 행복지수






2011년 1월 방글라데시를 다녀와서 세편으로 나눠 썼던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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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고된 노동과 가난 속에서 행복 찾는 이들
방글라데시를 가다 - (상)세계 최빈국의 그늘과 빛...
 
[기획]천진한 눈빛 속에서 생동하는 미래를 보다
방글라데시를 가다 - (중)미래 성장의 동력, 아이들
[기획]극빈곤층 아동들에게 꿈을 농사꾼과 노동자에 미래를
방글라데시를 가다 - (하·끝)멈추지 않는 지원, 월드비전







[특집]고된 노동과 가난 속에서 행복 찾는 이들
방글라데시를 가다 - (상)세계 최빈국의 그늘과 빛...
2011년 02월 01일 (화) 20:18:29 이왕수 기자 wslee@ksilbo.co.kr

인구 절반이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연명…10명중 7명 소작농 생활
학업 대신 채소 팔고 종일 인력거 끌어도 1만원 벌기 힘들지만
행복지수는 세계 1위 ‘경제 선진국 = 행복 선진국’ 메시지 전해

전체 인구의 절반이 하루 1달러 미만의 수입으로 연명하고, 성인 두명 가운데 한명이 글자를 모르는 방글라데시는 세계 최빈국 가운데 한 곳이다. 취학률, 영아사망률, 각종 시설 보급률 등 객관적인 수치로만 보면 결코 행복할 수 없는 나라다. 그러나 유엔 등에서 실시한 ‘세계 행복지수’ 경쟁에서도 수차례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행복국가로 알려져 있다. ‘천석꾼에 천 가지 걱정, 만석꾼에 만 가지 걱정’이라는 속담처럼 경제 선진국이 행복 선진국을 의미하진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보여준 예다.

   
▲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릭샤를 보유한 방글라데시. 우리돈 300~400원이면 5km이내 이동이 가능하다. 릭샤 운전수들은 비인간적이면서 고된 노동을 하고 있지만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하루 반나절 가까이 릭샤를 끈다.


지난 2009년 수혜국에서 원조국으로 탈바꿈한 한국의 지원, 그리고 각종 구호단체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는 방글라데시.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세계 최고의 행복국가라는 타이틀을 가진 방글라데시의 모습을 ▲세계 최빈국의 그늘과 빛 ▲미래 성장의 동력, 아이들 ▲멈추지 않는 지원, 월드비전 등 3회에 걸쳐 소개한다.



◇낯선 이국땅의 풍경= 지난 1월 24일 오후 10시 우리나라의 초가을 같은 날씨를 보이고 있는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 도착했다. 소문대로 숨쉬기조차 힘들 정도의 매케한 매연이 코를 찔렀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거리에서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낯선 이방인의 방문이 신기한 듯 뚫어져라 쳐다보며 환대했고, 일부는 사진을 찍기도 했다. 한류스타라도 된 듯한 기분에 웃음으로 화답했다.

거리에는 수많은 사람들과 차량들로 가득했다. 뒤죽박죽 얽혀 있는 차량과 사람 사이로 곡예운전을 하는 릭샤 등 위험천만한 광경이 펼쳐졌다. 고층 건물과 수많은 자동차를 제외하곤 우리나라 1950년대 후반과 흡사했던 도시풍경과 카메라를 향해 각종 포즈를 취하는 사람들에게 매료되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이 모든 것이 낯선 이국땅의 풍경이었다.

   
▲ 사람에 비해 교통수단이 부족한 방글라데시. 위험천만해 보이지만 버스 지붕에도 승객들이 탑승한다. 오히려 한 명의 승객이라도 더 태우기 위해 사다리를 매달아 놓았다.


◇수많은 노동자와 실직자= 방글라데시는 인력이 넘쳐나는 나라다. 우리나라 인구의 약 3배에 달하는 1억5000만명이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안정적인 일자리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10명 중 6~7명이 농사를 짓지만 대다수 소작농이어서 경제적으로 매우 어렵다고 한다. 릭샤 운전수나 일용직 노동자, 공장 근로자, 자영업자 등도 있지만 이들 역시 하루 수입이 지극히 적어 최저 빈곤선 이하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등교를 포기한 아이부터 노인까지 마을 어귀마다 형성된 소규모 재래시장에서 각종 과일이나 채소 등을 팔고 있었지만 이 역시 최저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한다. 전문직 기술자 등 고위층은 고급 승용차를 타고 고층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이들과 빈부의 격차를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 대다수는 현실에 대한 불만이 아니라 절대빈곤의 상황에 적응한 듯 보였다.



◇모든 것이 부족한 열악한 환경= 이른 아침 수도
   
▲ 수공예품을 만드는 가내작업장. 불안정한 전력 공급으로 인해 정전이 됐지만 이런 상황이 익숙한듯 손전등에 의지해 작업을 하고 있다.
다카의 거리 곳곳에서 볼 수 있었던 광경 중 하나가 세수하는 사람들이었다. 각 가정마다 화장실이 갖춰져 있지 않다보니 마을 어귀 공동 수돗가 또는 화장실로 몰릴 수 밖에 없는 현실이었다. 우기가 되면 화장실이 넘치고 벌레도 들끓는다고 한다.

수도관을 통해 공급되는 물조차 정수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생활하다 보니 설사, 열병, 이질 등 각종 질병에도 무방비로 노출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아파도 병원이 없거나 돈이 없어서 참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했다.

비옥한 토지와 농사에 적합한 기후환경을 갖고도 잦은 홍수와 가뭄에 대한 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굶을 수 밖에 없는 나라, 전기가 공급되지 않아 어둠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국민, 수시로 정전되면서 손전등에 의지한 채 일을 하는 근로자, 신발을 신고 다니는 것 조차 사치로 여겨지는 분위기 등 이 모든 것이 부족했지만 그들은 전혀 개의치 않고 살아가고 있었다.



   
▲ 방글라데시 어느 곳을 가더라도 각종 과자나 사탕, 초코렛 등을 팔고 있는 노점상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들 대다수는 하루 한끼, 최저생활이라도 영위하기 위해 하루 12시간 이상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담배 한 갑을 구입하기 부담스러운 사람들을 위해 한 개비도 판매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릭샤 = 거리 곳곳, 마을 어귀마다 자리를 잡고 있는 수십대의 릭샤는 빈민들의 중요한 생계수단이자 서민들의 중요한 이동수단이다. 자전거 뒤에 사람이 앉을 수 있도록 바퀴 달린 의자를 붙여놓은 소위 인력거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릭샤를 보유한 국가답게 이들간 승객 유치 경쟁도 치열하다. 고작 300~400원(20~30다카)이면 근거리(5㎞ 이내) 이동이 가능하다. 릭샤 운전수들은 아침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하루 반나절 릭샤를 끌어도 1만원(500~600다카)을 벌기 힘들다. 하루종일 비인간적인 고된 노동에 시달릴 수 밖에 없지만 릭샤는 가족(4인 기준)들을 위한 생계의 끈이다. 이들은 고된 노동에 힘이 들지라도 큰 불만은 없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그럴 수 밖에 없는 현실에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다. 심지어 아침에 일어나도 일할 직장이 없고, 몸이 아파도 찾아갈 병원이 없는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작은 것에 만족할 수 있는 행복의 끈을 잡고 살아가는 듯 보였다.

글·사진=방글라데시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특집]천진한 눈빛 속에서 생동하는 미래를 보다
방글라데시를 가다 - (중)미래 성장의 동력, 아이들
2011년 02월 08일 (화) 20:43:53 이왕수 기자 wslee@ksilbo.co.kr


높은 문맹률과 열악한 보건의료 환경
월드비전 등 국제구호단체 지원 힘입어
초등취학률 80% 웃도는 등 개선움직임
   
▲ 세계 최빈국인 방글라데시에서 태어난 아이들. 경제여건만으로는 불행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현지에서 만난 대다수의 아이들은 가난하지만 행복해 보였다.
불행해 보이는 아이는 없었다. 아침 일찍 교복을 차려 입고 학교로 향하는 아이도, 낮에는 공장에서 밤에는 야학(夜學)에서 주경야독하는 아이들도, 심지어 학업을 포기하고 거리로 나선 신문팔이 소년도 현재에 대한 불만보다는 미래에 대한 희망의 눈빛이 엿보였다.

맨발로 거리를 뛰어다니는 소년도, 몸과 옷에 땟국이 줄줄 흐르는 갓난아이와 이 아이를 돌보는 꼬마아이도 슬퍼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천진난만한 표정이 얼굴에 가득했다.

중국과 인도 등이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인구대국’이라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방글라데시 역시 1억5000만명이라는 인구와 여전히 높은 인구증가율을 보면 충분한 가능성을 지닌 나라다. 인구 대다수가 벵갈어를 사용하지만 정규 교과과정을 배우는 아이들은 영어를 사용할 수 있는 국가 또한 방글라데시다. 미래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나라, 방글라데시의 아이들을 만났다.
   
▲ 등교시간 한 소년이 학교가 아닌 차량과 릭샤가 위험천만하게 질주하는 도로에서 신문을 팔고 있다. 이 소년이 오전 내내 학업을 포기하고 버는 돈은 100원 남짓이다.




◇여전히 방치된 아이들= 지난달 25일 오전 8시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만난 10세 남짓한 소년은 학교가 아닌 위험천만한 도로에서 차량을 피해가며 신문을 팔고 있었다. 곡예운전을 하는 차량 사이로 숨쉬기 조차 어려운 매연을 맡으며 달리는 차량에 신문을 내밀었다. 이 소년이 위험을 감수하고 오전 내내 신문을 팔아 버는 돈은 100원 남짓이다. 그에게는 배움에 대한 열정보다 가족들의 생계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신문팔이를 중단할 수 없다.

같은 날 오후 8시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북서쪽으로 230㎞ 거리에 위치한 보그라의 나루리 우타란 학교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공장이나 잡화점, 목공소 등에서 일을 하고 밤에 학교로 나와 공부하는 남학생들로 가득했다. 이들 대다수는 생활형편이 어려워 정규 교과과정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다행인 것은 국제구호단체인 월드비전의 지원으로 배움의 기회를 얻게 됐다. 그나마 이들은 행복한 편이었다. 보수적인 국가에서 태어난 여학생들은 야학의 기회도 얻지 못하고 있다.

   
▲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인해 학업을 포기한 아이들에게도 국제구호단체인 월드비전의 지원으로 배움의 기회가 주어졌다. 주경야독하는 아이들, 정전속에서도 배움에 대한 열기는 식지 않는다.
보그라 나핏파라 마을에서 만난 한 소년은 손과 발, 얼굴에 땟국이 가득했다. 언제 세탁을 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더럽혀진 데다 곳곳이 해진 누더기를 입고 있었다. 이 아이는 사탕을 건네는 이방인의 신기한 듯 아무 말 없이 졸졸 따라다니기만 했다. 마치 사진으로만 봤던 한국 전쟁 직후 부모를 잃고 방황하는 고아의 모습이 연상됐다. 이 아이의 오른쪽 손바닥에는 문신인지 낙서인지 알 수 없지만 벵갈어로 ‘내사’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내사는 귀여운 아이를 지칭하는 단어이자 애칭이라고 했다. 내사 역시 취학연령이 되면 초등학교에 입학하겠지만 장담할 순 없다고 한다.



◇더이상 추락은 없다= 방글라데시의 전체 문맹률은 60%를 훌쩍 넘는다. 현재 정부 등의 노력으로 초등학교 취학률은 80%를 상회한다고 한다. 그러나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업을 포기하는 아이들도 여전히 속출하고 있다. 그나마 국제구호단체 등의 지원으로 교육여건이 점차 나아지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방글라데시에서 만난 10대 중반의 아이들 일부는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했다.

그러나 보건복지에 대한 정부 예산지원의 빈약함이 말해주듯 아이들의 생활여건은 열악하기만 하다. 병원이나 의사 수도 부족한데다 소득 대비 높은 진료비용 등으로 인해 병원을 이용하기 조차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열악한 의료환경으로 인해 5세 미만 영아사망율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도시에서 외곽으로 갈수록 문맹률이나 보건복지에 대한 여건은 상상하기 조차 힘들 정도로 열악해지고 아이들의 생활도 이에 비례했다. 그나마 혜택을 받은 지역은 마을 어귀에 지하수 펌프가 설치돼 있지만 이마저도 턱없이 모자라 깨끗한 물 조차 공급되지 않는 곳이 많았다. 아이들이 설사, 열병, 이질 등 수인성전염병에 무방비로 노출될 수 밖에 없는 이유였다.

또 방글라데시의 외곽지역에서는 풍습에 따라 10대 초반에 결혼하는 조혼도 성행한다. 실제 남성은 25세, 여성은 20세가 되기 전에 결혼을 하고, 대다수의 여성들이 육체적·정신적으로 성숙하기도 전인 20세 이전에 임신과 출산을 경험한다고 한다. 그러나 정부 및 각종 구호단체가 부모, 아동을 대상으로 조혼에 대한 문제점 교육 실시 등의 노력을 기울이면서 조혼이 다소 억제되고 있지만 여전히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10년, 20년 전에 비해 생활환경이 많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열악한 나라였다. 그러나 꾸준한 지원과 다각도로 펼쳐지는 교육을 통해 더디지만 성장추세를 보이고 있다. 과거 학교 조차 사치였던 아이들, 이제는 교육환경도 달라졌다. 영어를 공용어로 쓰면서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룩한 인도처럼 방글라데시도 현재 추세를 이어간다면 더디지만 경제성장을 이룩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들의 교육은 국가의 경쟁력이다’는 말처럼 10년이나 20년 뒤 혹은 50년 뒤 방글라데시는 어떻게 변해 있을 지 궁금하다.

글·사진=방글라데시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







[특집]극빈곤층 아동들에게 꿈을 농사꾼과 노동자에 미래를
방글라데시를 가다 - (하·끝)멈추지 않는 지원, 월드비전
2011년 02월 15일 (화) 20:26:09 이왕수 기자 wslee@ksilbo.co.kr
#1 - 수암초등학교 김만호 교장에게 지난달 25일은 잊을 수 없는 날이었다. 국제구호단체인 월드비전을 통해 정기결연을 맺고 있는 막수다(9·방글라데시 보그라) 양을 처음 만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막수다 양에게도 이 날은 특별한 하루였다. 전기조차 들어 오지 않는 집에서 살며 학교 문턱조차 넘어본 적이 없는 자신에게 정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매달 후원금을 보내주는 김 교장을 만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김 교장은 막수다 양이 정규교육을 마치는 만 18세가 될 때까지 매달 3만원의 후원을 이어갈 예정이다.

#2 - 지난달 26일 오후 1시 사브그람 쿠드라샤 고등학교 전교생 900여명이 운동장에 모였다. 월드비전 울산지부의 학교 방문을 환영하기 위해서였다. 이 학교는 월드비전의 도움으로 세워졌다. 각종 교육기자재는 물론 학생들의 교복, 대학시험 응시료, 우수학생에 대한 장학금 등도 지원되고 있었다. 이 학생들에게는 월드비전의 도움이 없었다면 교육의 기회를 갖지 못했을 것이다.

농사기술교육·농기계 등 지원
쌀·옥수수 등 재배량 3배 늘어
물고기 잡는 법 전수에 최우선
학교 설립 등 교육 지속 뒷받침



◇방글라데시 ADP 현장 방문

월드비전 울산지부(지부장 전광석)는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5일간의 일정으로 월드비전 방글라데시 보그라 지역개발사업(ADP·Area Development Program) 현장을 찾고 지역 아이들과 결연을 맺는 봉사를 실시했다.
   
▲ 월드비전이 방글라데시 보그라 지역주민들의 소득증대를 위해 실시하고 있는 농업기술교육. 전통적인 농업 방식에서 과학적인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쌀과 옥수수, 감자 등의 재배량이 3배 이상 증가했다. 주민 대다수가 글자를 모르기 때문에 실습 또는 그림을 이용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번 방문에는 전 지부장을 비롯해 오차출 월드비전 울산지부 후원회장, 김종익 협력위원, 강북교육지원청 이상덕 과장, 수암초 김만호· 송정초 이수룡 교장, 울산대 사회·복지학과 이성균 교수 및 학생 등이 참여했고, 본사 이왕수 기자가 동행취재했다.

전광석 지부장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방글라데시 수도에서 북서쪽으로 230㎞ 거리에 위치한 농촌, 보그라 곳곳을 돌며 주민들의 실생활을 파악하기 위해 이번 방문을 계획했다”며 “이들이 최빈곤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사업을 찾고 추진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월드비전 어떤 일 하나

월드비전은 지원 대상국들에게 물고기를 주는 것이 아닌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 준다. 주민 스스로의 노력을 통해 최빈곤 생활에서 벗어나게 하기 위해서다. 월드비전이 방글라데시에서 주력하는 사업은 보건·위생 등의 교육과 주민소득창출이다. 농촌지역 아이들을 위한 학교 건립, 각종 교육기자재 및 운영비 지원, 장학금 지급 등이 대표적이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일터로 내몰리는 아이들을 위한 야학도 운영하고 있다. 꼬마아이부터 졸업을 앞둔 아이까지 월드비전의 지원이 없었더라면 가장 기본적인 교육의 기회 조차 박탈당했을 아이들이었다.
   
▲ 월드비전이 설립한 방글라데시 보그라 한 농촌지역의 버럭 바리아 유치원. 유치원이 생기기 전에는 들판에서 뛰어노는 것이 전부였지만 이제는 유치원에서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와 각종 예체능 활동 등 기본적인 교육을 받고 있다.


야학에서 만난 람쥬느(15) 군은 “그동안 미래에 대한 희망도 없이 여느 사람들처럼 릭샤를 끌거나 공장, 잡화점 등에서 고된 노동을 하는 비전 없는 삶을 살았을 것이다. 그러나 월드비전을 만나고부터 미래에 대한 욕심이 생겼고, 열심히 공부해서 기술자가 되겠다는 꿈이 생겼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월드비전은 주민들을 대상으로 각종 수인성 질병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지하수 펌프 설치사업 및 보건위생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과거부터 구두로 전해진 전통방식의 농업에서 보다 세밀화되고 전문화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기술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농기계 지원사업도 펼치고 있다. 월드비전의 기술교육 이후 쌀이나 옥수수, 감자 등의 재배량이 3배 이상 증가했다. 이들에게 월드비전은 구세주인셈이었다. 또 농촌지역 단위의 번창을 돕는 한편 각종 문제 발생시 함께 풀어나갈 수 있도록 주민자치기구 구성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아심 월드비전 방글라데시 보그라ADP 매니저는 “보그라 사업장은 한국 월드비전의 도움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아이들이 가족들과 함께 잘 먹고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원칙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드비전 울산지부의 올해 계획

방글라데시 보그라지역에는 여전히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다. 꾸준히 지하수 펌프 설치사업과 야학 설립, 학교 지원 등의 사업을 펼쳐오고 있지만 아직도 열악하기 때문이다. 최근 보그라 사업장을 방문한 월드비전 울산지부는 올해 목표를 정했다. 그동안 펼쳐오던 지역사회 저소득층 아동을 위한 각종 사업뿐만 아니라 성금 1억5000만원을 모금해 보그라 사업장에 지원하는 것이다. 전 세계 모든 아이들이 최소한의 권리인 교육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 울산시민들과 방글라데시 아동과의 1대1 결연사업도 적극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결연 후원금은 한달 3만원으로 이들이 최저생활을 영위하면서 정규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금액이다. 지부는 지역 기업체 한 부서 또는 학교 한 학급과 아동과의 결연을 추진하고 있다.
   
▲ 월드비전의 도움으로 방글라데시 보그라의 한 농촌지역에 설치된 지하수 펌프. 펌프 하나로 주민 500명 이상이 깨끗한 물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됐고, 각종 수인성 질병의 위험에서도 벗어날 수 있게 됐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지역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도 열악한데 굳이 방글라데시 아동들에게까지 도움을 줄 필요가 있냐는 반문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월드비전의 창립과정을 보면 충분한 설명이 된다.

국제구호개발 NGO(비정부기구)인 월드비전은 한국전쟁 당시 거리에서 죽어가는 어린 아이들을 돕기 위해 만들어졌다. 전쟁 이후 40여년간 지원을 받던 월드비전 한국은 지난 1991년 수혜국에서 후원국으로 역사적인 전환을 이뤄냈다.

전광석 지부장은 “한국전쟁 직후 월드비전의 도움을 받았던 한국이 이제는 OECD 회원국으로 성장했고, 이제는 절대적 빈곤에 처한 세계 아동들에게 지원할 시점이다”며 “지역 기업체를 비롯한 울산시민들이 글로벌 마인드를 갖고 이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글·사진=방글라데시 이왕수기자 wslee@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