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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내가 느낀 세상

[기자수첩]흠집내기 NO, 정책선거 YES

2011년 02월 21일 (월) 21:37:20 이왕수 기자 wslee@ksilbo.co.kr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선거에 앞서 공명선거를 위한 약속 또는 정책선거에 임하겠다는 다짐들을 한다. 그러나 막상 선거전에 돌입하면 쌍방간 깎아내리기식 흑색선전이나 비방 등이 난무하곤 한다.

역시나 지난 6·2지방선거에서도 중구청장 선거에 출마했던 J와 P후보는 상호 인신공격성 선거운동으로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고, 동구청장 선거에서도 J와 K 후보가 서로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을 지적하면서 검찰 고소·고발전이 이어졌다.

이들이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에서 끝이 났다면 진흙땅 싸움이 되지 않았겠지만, 가해자와 가해자 또는 피해자와 피해자의 관계가 형성되면서 다툼이 일었던 것이다.

4·27재선거를 두달여 앞둔 최근에도 마치 상호 흠집내기식 공방을 하는 듯한 상황이 연출됐다. 지난 17일 울산 동구청장 재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임명숙 전 울산시 복지여성국장이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출마 기자회견에서 “지금의 경직된 남북관계와 전쟁행위가 마치 우리 정부의 실책인양 호도하고 있는 이 땅의 친북세력에 지방정권을 맡길 수 없다는 일념에서 출사표를 던진다”며 민주노동당의 대북정책을 겨냥한 발언으로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때아닌 친북세력 관련 공격을 받은 민주노동당 울산시당은 즉각 논평을 내고 “한나라당이 안보불안을 악용해 이번 선거를 색깔론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구민을 분열시키는 이같은 정략적 발언이 아닌 부정비리로 재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한나라당의 책임있는 사과가 우선돼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여기서 간과하면 안되는 것은 한나라당이나 민노당의 정책이 틀렸다가 아니라 각 당의 정책이 다르다는 점이다. 또 맞서는 사람이 없으면 싸움이 되지 않음을 비유하는 사자성어인 ‘고장난명(孤掌難鳴)’을 생각하면 한 쪽에서 공격을 한다고 반드시 응대할 필요는 없다. 이유를 불문하고 흑색선전·비방전에 휘말릴 하등의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번 4·27재선거에서는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상대의 공격에 맞대응하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자신의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으로 전락하지 않을까’를 고민하면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유권자들에게 제시하는 후보들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이왕수 정치부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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