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28일 (일) 21:14:25 | 이왕수 기자 ![]() |
자기가 한 일을 스스로 자랑함을 일컫는 말로 ‘자화자찬(自畵自讚)’이란 사자성어가 있다. 물론 ‘자기 PR시대’에 걸맞게 스스로 칭찬할 만큼 진정 잘 한 일이라면 상관없지만 그렇지 못한 일을 두고 자화자찬에 빠져버린다면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오히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듯 스스로를 뒤돌아보고 반성을 거듭한다면 발전이 뒤따를 것이다.
울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가 지난 24일로 10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제5대 시의회에서는 비록 의정경험은 부족하지만 의욕으로 가득찬 초선의원들의 활약이 기대됐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수박 겉핥기’식 행감이었고, 매년 반복되는 문제제기나 국감 또는 언론에 보도됐던 내용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 지적만 하다 끝났다. 몇몇 의원들의 활약이 눈에 띄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다소 실망스러웠다는 얘기다.
행감 이후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이 각각 가진 자체평가 기자회견에서도 실망감을 거듭 안겨줬다. ‘수박 겉핥기’식 평가와는 반대로 울산발전을 위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했다는 자체평가를 내린 것이다. 물론 내적으로는 문제가 있더라도 대외적으론 호평을 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을 이해하지만 조금 지나친 자찬이 아니었나 싶다.
행감 전체를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극소수를 제외한 다수 의원들이 감사장에서 업무에 대한 설명을 청하거나 대안없는 단순 지적에 그치는 것은 분명 바람직한 감사의 모습은 아니다. 문제점을 꼬집고 대안을 제시하는 행감을 실시하겠다는 당초 각오와도 상당한 차이가 있는데다, 집행기관의 업무 현황을 파악하고 이해한 뒤 감사장에서 잘못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모습이 부족했다는 의미다.
이번 주부터는 울산시의 내년도 살림살이 내역인 새해예산안에 대한 심사가 시작된다. 농삿일에 비유하면 ‘씨앗뿌리기’인 셈이다. ‘의정경험이 부족했다’ ‘조직력이 약했다’ ‘다수당에 밀렸다’는 식의 변명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눈가리고 아웅’식의 자화자찬도 마찬가지다. 예산안 심사에서는 여야나 초선·다선없이 대다수가 맹활약을 펼쳐 자화자찬이 어색하지 않는 그런 모습을 기대해 본다.
이왕수 정치부 wslee@ksilbo.co.kr
http://www.ks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3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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