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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내가 느낀 세상

[기자수첩]동·북구청 공동지방정부에 거는 기대


2011년 05월 11일 (수) 21:19:59 이왕수 기자 wslee@ksilbo.co.kr
   
 
  ▲ 이왕수 정치부  
 
울산 4·27 재선거와 지난해 6·2지방선거에서 야당 단일후보가 당선된 동구청과 북구청이 공동지방정부를 구성하기로 했다. 이명박 정권 및 한나라당 심판론 등 야권연대의 정신을 바탕으로 공동승리를 이뤘다는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소규모의 기초자치단체에서 공동지방정부가 구성되기엔 약간 부족한 면도 있지만 원활하게 운영되면 다양한 정책이 주민들의 삶에 반영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특히 당선자를 낸 정당과 당선될 수 있도록 도운 정당이 하나가 돼 각 당의 입장을 표출하고 토론 등의 절차를 통해 정책으로 추진하면 야당 단일후보를 믿고 뽑아준 유권자들의 보람도 극대화 될 것이다.

그러나 공동지방정부의 권한 및 역할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우려되는 점도 있다.

구청장을 배출한 민주노동당은 공동지방정부에 최소한의 권한을 주길 원할 것이고, 반면 나머지 야 3당은 최대한의 권한을 요구할 것으로 보이면서 삐걱거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당선자 개인과 소속 정당의 힘이 당선의 가장 큰 이유이겠지만 나머지 야 3당 또한 당선에 일정부분 기여했기 때문에 일방적인 구성은 쉽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속담처럼 야 4당이 다른 목소리를 내거나, 한 정책을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업무추진 지연 등으로 그 피해가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갈 수도 있다.

동·북구지역 유권자들이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이 아니라 야당 단일후보를 찍어 당선시켜 준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한나라당에 대한 실망감과 서민들을 위해 일하겠다는 야권연합에 대한 기대 심리가 동시에 표출된 것이다.

공동지방정부가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관련해 가시적인 성과를 낸다면 유권자들의 믿음 또한 두터워질 것이다. 반대로 유명무실해진다면 단순히 선거에 이기기 위한 연대였다는 실망감과 함께 결집력도 떨어질 것이다. 내년 총선에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대목이다.

어찌됐건 동·북구청이 시범적으로 공동지방정부를 구성한다고 했기 때문에 현재 우려되는 단점을 극복하고 장점을 최대한 살려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이왕수 기자 정치부 wslee@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