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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내가 느낀 세상

<기자수첩-진보정치의 1번지 북구는 이제 옛말(?)>

 <기자수첩­-‘진보정치의 1번지 북구’는 이제 옛말(?)-­이왕수 기자 정치부>

 노동자의 도시이자 진보정치의 1번지, 민주노동당(현 통합진보당)의 텃밭이라 불리던 울산 북구. 지금은 어떨까.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은 북구 총선 후보단일화를 두고 격심한 진통을 겪고 있다. 통합진보당은 거점이자 상징지역인 북구를 무조건 양보하라고 압박하는 반면 민주통합당은 정정당당하게 경선을 통해 후보를 선출하자며 맞서고 있다.

 현재 북구에는 야권 소속으로 지난해 12월27일 통합진보당 김창현 전 동구청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한데 이어 지난달 19일 민주통합당 이상헌 전 민주당 울산시지부장, 지난 9일 이상범 전 북구청장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통합진보당은 이 전 지부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할때만 해도 별다른 행동이 없었다. 하지만 이 전 북구청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하자 야권연대 합의 파기라며 규탄하고 전 선거구에 후보를 출마시키겠다고 엄포하는 등 과민반응하고 있다.

 모르긴 몰라도 이 전 청장의 파괴력이 김 전 청장을 위협할 정도로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현재 양당의 중앙당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단일화 협상도 북구 논의가 지연되면서 나아가지 못하고 있고, 협상 결렬이라는 말도 나온다.

 물론 통합진보당 울산시당은 민주통합당과 정정당당하게 경선에 응하겠다고 하지만 중앙당간 협상에서 북구가 걸림돌이 되는 걸로 봐선 시당이 직·간접적으로 중앙당을 압박하고 있다고 추론할 수 있다.

 북구를 거점 상징지역이라고 자부하는 통합진보당이 본토에서의 야권간 경선을 피하는 것 자체가 스스로 약한 모습을 보이는건 아닐까. 야권간 대결에서조차 승리를 확답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강압에 의한 양보를 통해 단일후보가 된다 한들 승리를 장담할 수 있을까.

 양당 후보의 출마 의지가 강력한데다 경쟁력 또한 약하지 않은 상황에서 더이상의 신경전은 쓸모없는 소모전에 불과하다. 통합진보당이 북구를 진보정치의 1번지, 거점·전략·상징지역으로 유지하기 위해선 어느 야권 후보가 도전하더라도 정정당당하게 물리치는 것이 보기에도 좋고 향후 야권의 도전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양보를 통한 단일화와 경선을 통한 단일화를 놓고 이미 득과 실을 계산했을 통합진보당의 최종 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wslee@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