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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내가 느낀 세상

[기자수첩]구청장 ‘연두순시’의 아쉬움

2010년 01월 24일 (일) 21:23:13 이왕수 기자 wslee@ksilbo.co.kr

올해 처음이자 임기 마지막으로 실시된 ‘동구청장 동 순회 및 주민과의 대화’. 지난 14일과 18~20일까지 4일 동안 구청장과 구청 관계자, 시·구의원 등이 동구지역 9개 동 주민센터를 방문하면서 모두 끝이 났다.

주민 건의사항으로 건강한 삶 추구와 여가시간 활용과 관련된 동네 소공원 또는 산책로 조성, 공원 내 운동기구 설치 등 편의시설 요구 민원이 주를 이뤘다.

또 지역내 장기 미해결 과제로 남아 있는 재개발사업 지연으로 인한 주민피해, 주차장 건립, 도로 개설 등도 주민들이 느끼는 불편사항으로 지적됐다. 동구청은 담당 실·과의 검토 뒤, 가능한 사업에 대해서는 예산을 확보해 곧바로 정비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여기까지가 겉으로 드러난 연두순시의 풍경이다.

동구뿐 아니라 북구, 남구 등 지역 5개 구·군 단체장은 새해를 맞아 지역을 돌아보는 ‘연두순시’를 실시하고 있다. 지역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들의 업무상 행위 이외의 선거법 저촉 여부를 감시하기 위해 현장에 출동하는 등 오는 6월 실시예정인 지방선거의 영향인지 순시 현장의 열기도 뜨겁다.

여·야간 힘겨루기가 팽팽한 동구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할애된 시간 대부분을 각종 사업설명에 쏟아 붓는가 하면 청장-의원 간 견제와 비판, 고성 등 웃지못할 해프닝도 벌어졌다. 특히 일부 사업과 관련해서는 ‘의회가 예산을 삭감했다’는 구청장과 이를 해명하는 의원이 참석 주민들 앞에서 대립각을 수차례 세우기도 했다. 집행기관인 구청은 의회에서 예산을 삭감해서 사업을 할 수 없고, 견제기관인 의회는 사업성을 놓고 삭감한 것은 타당하다는 것이 주요 사유다. 나름의 입장에선 틀린 말은 아니다.

동구청·동구의회는 타 지자체에 비해 적은 예산으로 주민들을 위한 사업에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는 것을 기자도 인정한다. 그러나 올해 처음이자 임기 마지막 순시에서 이런 해프닝(?)을 주민들에게 보여야 했을까. 마지막이었던 만큼 ‘아쉬움의 미덕’을 보였다면 어땠을까를 곰곰이 생각해본다.

이왕수 기자 사회부 wslee@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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