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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내가 느낀 세상

[기자수첩]현대차, 파업 외엔 상생방안 없을까

 

현대자동차 노조 조합원들이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으로 향하고 있다.

 

 

강성으로 분류되는 문용문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장이 지난 2011년 선거에서 당선되면서부터 현대차의 파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현대차 노조 설립 이후 처음으로 3년 연속 무분규(2009~2011)라는 기록을 달성한 실리·온건 노선의 직전 집행부(위원장 이경훈)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하기에 그 어느 때보다 투쟁의 강도가 높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었다.

 

아니나 다를까 현 집행부는 지난해 임금협상에서 28일간 파업을 벌여 역대 가장 많은 1조7048억원의 생산차질액을 기록했다.

 

그리고 지난 20일 시작된 파업은 당초 하루 4시간에서 26일 현재 8시간으로 수위가 높아졌다.

24일을 비롯해 임단협이 타결될 때까지 주말특근을 거부하고 하루 1시간의 잔업도 하지 않기로 했다.

 

이번 파업과 지난 3~5월 주말특근 거부에 따른 생산차질액은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기록을 깨고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회사는 집계하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이쯤에서 한때 현대차보다 더 강성노조로 불렸던 현대중공업 노조가 지금은 투쟁 보다는 협력의 길을 택할 수 있었던 배경을 한번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현대차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 5위권이고, 근로자들의 연봉은 국내 기업 가운데 1위로 꼽힌다.

 

이는 다시 말하면 직원들이 열심히 일해서 현대차는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했고 직원들은 열심히 일한 대가로 우리나라 최고의 임금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조합원들이 열심히 일한 보상으로 높은 임금을 받고 있다고 인식하기 보다는 노조 투쟁의 결과물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조합원들의 인식 전환이 절실히 필요한 대목이다.


직전 집행부는 3년 연속 무분규의 길을 열었고, 2011년에는 역대 최대의 결과물을 가져왔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다음 선거에서 최대 강성으로 꼽히는 현 집행부를 선택했다.

 

다른 조직에서 집행부를 꾸려야 더 좋은 결과물을 가져올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역대 노조위원장 선거에서 어떤 현장조직 후보도 두번 연속 선택을 받은 사례가 없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 창출이고, 노조의 목적은 조합원들의 복리증진이다.

 

이 두가지를 어떻게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게 하느냐를 두고 노와 사가 묘수를 짜내고 협의하는 것이 바로 노사협상이다.

 

그 방법이 파업이 아닌 다른 합리적인 길이기를 울산시민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왕수 사회부 wslee@ksilbo.co.kr